상선에서 항해사와 기관사의 정박당직에 대하여
상선 정박당직의 개념과 중요성
상선이 항구에 정박하게 되면, 선박 내에서는 일반 항해 중과는 다른 형태의 당직 체계가 운영됩니다. 이를 정박당직이라 부르며, 이는 선박의 안전을 유지하고,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비하며, 항만 당국 및 관련 기관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필수적인 업무입니다. 항해사와 기관사 모두 각자의 역할에 따라 정박 중에도 일정한 근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선박을 정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선박 전체의 안정성과 효율적인 관리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업무입니다. 정박 중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철저한 당직 체계와 절차가 필요합니다.
항해사의 정박당직 업무
항해사의 정박당직은 보통 4시간씩 교대로 운영되며, 제1항해사, 제2항해사, 제3항해사가 각각 당직을 수행합니다. 제1항해사는 선박의 갑판 전반을 총괄하고 화물 작업의 계획 및 감독을 맡습니다. 특히 정박 중에는 하역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1항해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제2항해사는 통상 오전 또는 자정 근무를 맡아 보안과 항만 당국과의 통신, 그리고 선박 주변의 감시 업무를 수행합니다. 제3항해사는 당직 중 방문객의 출입기록 유지, 부두 작업의 상황 관찰,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담당합니다. 또한, 항해사들은 모두 ISPS Code(국제선박보안규칙)에 따라 보안 감시자 역할을 수행해야 하므로, 정박당직 중 보안 점검과 출입통제는 중요한 일과 중 하나입니다.
기관사의 정박당직 업무
기관사의 정박당직 역시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교대로 운영되며, 주로 기관부의 상태 점검 및 정비, 엔진 시동 준비 등을 담당합니다. 제1기관사는 전체 기관부를 총괄하며, 특히 항구에서의 전원 공급 방식이 육상전원(SHV)으로 전환되었는지, 또는 자가발전기(Generator)를 사용하는지 확인하고 관리합니다. 제2기관사는 보통 보일러, 발전기, 냉각시스템 등 주요 기기의 상태 점검과 기록을 수행합니다. 제3기관사는 오일 레벨 확인, 윤활 상태 점검, 기계실 내 유출 방지 감시 등을 주 업무로 수행합니다. 정박 중이라 하더라도 비상 시 즉시 엔진을 가동해야 할 경우가 있으므로, 기관사들은 항시 대기하며, 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항구 측 안전 점검이나 외부 점검 기관의 방문 시 기관실 안내 및 자료 제공 역시 기관사 당직자의 역할입니다.
당직 중 협업과 교신의 중요성
정박당직은 항해사와 기관사가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되, 서로의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야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물 하역 중 크레인 또는 펌프가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진동이나 이상 소음을 기관부에서 감지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갑판부와 즉시 정보를 공유해야 합니다. 또한 항만 당국이나 선박 검사관이 승선할 경우, 항해사와 기관사는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고 함께 응대하여야 합니다. 정박 중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매 교대 시 당직자 간의 인수인계 사항을 철저히 기록하고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야간에는 선박 주변의 보안 상태를 항해사와 기관사가 함께 점검하기도 하며, 무단 출입이나 장비 이상 여부를 공동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정박당직을 통한 선박 관리의 지속성
정박 중이라 하더라도 선박은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공간이며, 다양한 설비와 시스템이 작동 중에 있습니다. 당직자들은 단순한 감시자가 아니라, 선박이라는 하나의 복합 시스템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주체로서의 책임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당직 체계는 선박의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하며, 선주와 선사, 항만 당국에 신뢰를 줄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또한 정박 중 점검 및 보수가 이뤄지는 경우, 당직자는 관련 작업자의 안전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지시함으로써, 사고 예방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즉, 정박당직은 단지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선박의 생명력을 유지하고 다음 항해를 준비하는 중요한 관리 수단입니다. 항해사와 기관사가 각각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할 때, 진정한 의미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선박 운영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